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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술의 또 다른 접근법, 온라인 전시

by 특허광장 2021. 4. 8.

 

< © Right Brain Factory © Onthroughin >

언택트 시대가 계속되면서 박물관과 미술관, 복합문화센터, 혹은 독립기획자들의 전시 방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오프라인으로만 관람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가 가능해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다중이용시설로 규정되어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은 휴관과 개관을 거듭하며 전시의 지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와중,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여 이를 돌파하고자 했다. 전시의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새로운 실험의 기회로 보고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웹 환경에서의 관람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한 전시들도 나타났다. 이번 Design Close Up에서는 2020년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전시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 Onthroughin의 온라인 전시 《clickscrollzoom.com》

< © Onthroughin >

《clickscrollzoom.com》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큐레이터 콜렉티브 Onthroughin이 기획한 온라인 전시이다. 본 전시에서는 클릭(click), 스크롤(scroll), 줌(zoom)이라는 인터렉션을 활용하여 온라인 관람객의 관람 경험에 재미를 더했다.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에 새로운 유형의 전시장으로 웹을 제시하고, ‘물리적 전시의 대안책’ 혹은 ‘작품 아카이빙 장소’가 아닌 그 자체로 전시장이 된 웹 공간을 보여주는 의의에서 기획되었다. 지난 6월 30일부터 시작하여 2021년 6월 30일까지 1년 간 지속되는 이 전시에는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24명의 작가가 참여하였다. 《clickscrollzoom.com》은 앞으로 미술에서 중요한 공간이 웹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8월 1일 진행된 전시 연계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전시 리질리언스(resilience)’라는 주제로 기획자, 작가, 웹디자이너가 온라인 전시장의 동향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였다.

○ 서울시립미술관의 대기실프로젝트 《전혀 예술적인, 엉성한 미술관》

< © 서울시립미술관 >

서울미술관의 대기실 프로젝트 《전혀 예술적인, 엉성한 미술관》에서는 남서울미술관 건물에 얽힌 이야기, 그 역사를 반영한 작품, 다양한 미술관의 참여자가 능동적인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 미술관 교육담당 부서의 주도로 사람, 공간, 작품에 대한 이해를 만들어가기 위해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으며, 관람객은 웹페이지를 통해 그 대화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웹페이지에서 각각의 문을 클릭하면 탐험자가 된 것처럼 문 안으로 들어가 미술관의 과거를 발굴하고, 미술관 공간의 차이점들을 느껴보고, 직원들의 삶을 엿보고, 가상 환경에서 작가와 대화하며 작품을 구성해나갈 수 있다. 이처럼 서울의 국공립미술관인 시립미술관에서도 온라인 환경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미술계는 온라인 환경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많아질 것임을 암시한다. 특히 미술관 또는 박물관의 교육 부서에서 더 많은 관람객들에게 손쉽게 다가가기 위해 이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 예상된다.

○ 국립중앙박물관의 VR 온라인 전시관

< © 국립중앙박물관 >
< 가상 전시 공간 데이터 기반의 전시품 전시 위치 가이딩 시스템 및 방법 (1020180151986) / 데이터킹주식회사 >

국립중앙박물관 역시 2020년 3월 재빨리 VR 온라인 전시관을 공식 홈페이지 내 탑재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공공기관 시설 출입이 제한되고, 박물관이 긴 휴관 기간을 갖게 되며 온라인 전시관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실을 360도 영상으로 촬영한 VR 시스템을 이용해 온라인 전시관을 꾸몄으며, 지난 전시들도 그대로 VR 전시관 기록을 남겨 오프라인으로는 종료된 전시들도 관람객들이 편히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관람객이 직접 몸을 움직여 전시를 관람하듯, 온라인 공간에서는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클릭하여 전시장 공간을 움직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온라인 전시장 제작을 위해서는 가상 전시 공간 데이터 기반의 전시품 전시 위치 가이딩 시스템이 사용되었을 것이라 예상되며, 이러한 기술을 통해 가상 전시 공간에서도 빅데이터를 통해 관람이 좀 더 자연스러운 온라인 전시를 구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앤디워홀 비디오 투어 전시

< © Tate Modern >

지난 4월 영국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은 개국 20주년 기념, 영국 최초의 앤디워홀 전시를 오프라인으로 열었으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져 미술관이 폐쇄되면서 오픈 5일만에 전시를 접어야 했다. 이에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갤러리는 폐쇄되지만 예술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온라인으로 앤디 워홀 비디오 투어 전시를 공개했다. 비디오 투어 전시는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그레고르 므아르(Gregor Muir)와 피온탄 모란(Fiontan Moran)이 등장하여 전시장을 거닐며 앤디워홀의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오프라인에서 12개의 전시실로 구성된 앤디워홀전은, 온라인 상에서 비디오 투어만이 아니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린트 가이드’를 통해 전시를 함께 관람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와 같은 형식의 비디오 투어 전시는, 관람객들의 자유로운 관람은 어렵지만 보다 자세한 내용을 큐레이터들을 통해 들을 수 있도록 제작되어 전시 입문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내었다. 대작 앤디워홀의 작품을 온라인으로만 볼 수 있다는 점에 아쉬움이 있기도 했지만, 그만큼 온라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함께 보여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 온라인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의 온라인 뷰잉룸

< © artbasel >
< VR 갤러리 시스템 및 이를 이용한 VR 갤러리 관리 방법 (1020180155866) / 신효미 >

매년 3월에 3일 동안만 열렸던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은, 2020년은 코로나 19로 오프라인 페어를 취소하고 온라인 뷰잉룸을 활용한 페어를 선보였다. 비록 온라인 뷰잉룸이 진행된 것은 오프라인 행사의 차선책이었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컸고 오프라인에서는 어려웠던 새로운 장점이 드러났다. 온라인 뷰잉룸에는 전 세계 235개 갤러리가 작품 2000점 이상을 올렸으며, 뷰잉룸이 진행된 3월 18일부터 3월 25일 7일간 25만 명 이상이 접속하여 큰 관심을 끌었다. 뷰잉룸은 VR(Virtual Reality) 기술을 접목하여 웹상에서도 실제 관람환경과 유사하게 작동되었으며, 그와 함께 작품 제목, 작가, 가격 등의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에 한국 화랑에서도 고가 작품(2억 8천만 원 상당)이 거래되는 예상 밖 성과를 얻었으며, 대형 갤러리만이 아닌 중소 갤러리 역시 동일한 조명을 받을 수 있었고, 온라인 환경을 통해 기존 고객이 아닌 새로운 고객들이 유입되며 새 고객 발굴과 시장 개척이 가능했다. 아트바젤 홍콩의 온라인 뷰잉룸 이후 많은 국내갤러리들 역시 자가 뷰잉룸 구축에 나섰고, 조현화랑의 주민영 실장은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이 국내 갤러리 미술 작품 유통 구조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그래픽 디자인과의 2020 졸업전시

< © RISD >

2020년에는 미술대학 학생들의 전시도 온라인으로 열리게 되었다.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의 그래픽 디자인과 졸업생들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졸업전시를 선보였다. 한 명 한 명의 개성이 드러나는 졸업생들 개인 웹사이트를 전체 전시 사이트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형식이다. 졸업전시는 미술대학 학생들에게 학업을 마무리하는 최종적인 자리이자, 동시에 미술계 관련자들이나 기업 인사들에게 자신을 프레젠테이션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온라인 전시를 통해 학생들이 더 많은 잠재적 관람객 또는 고객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단순히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나 독립전시회만이 아니라, 미술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전시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미술계에서의 전시 방향이 어떻게 달라지고 다양해질수 있는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 제2가 아닌 제1의 전시로의 온라인 전시

< © V21 Artspace >

미술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에서도 작품을 선보이는 장인 전시를 지속하기 위해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며 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 페어, 국공립미술관의 정기 전시, 독립큐레이터들의 기획 전시, 미술대학 학생들의 졸업전시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많은 전시들이 웹을 그들의 존재 장소로 선택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온라인 전시는 202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하여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미술계의 생태계에도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2020년 초반 오프라인 전시의 대안, 즉 제1의 전시가 아닌 대안적인 제2의 전시로 태두한 온라인 전시는, 이제는 오프라인 전시의 후속이 아닌 그 자체로 빛을 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평면적인 화면에서 벗어나 더 나은 예술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VR이나 AR기술, 웹 코딩을 통한 다양한 사용자 인터렉션의 적용 등 다채로운 실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미래에도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될 온라인 전시의 발전을 기대하며, 그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자. (자료인용 : 특허청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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